오디세이아가 선택한 와인, 그 맛은 어떨까 [쿠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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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컨슈머리포트 4.0]
과거 루마니아는 와인으로 꽤 유명했다. 고대 그리스 대서사시 오디세이아에는 오디세우스가 부하들에게 와인을 구해오라 명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부하를 보낸 곳이 바로 루마니아다. 고대 루마니아 역사를 살펴보면 ‘와인 때문에 주변국의 침입이 잦다며 포도밭을 불살라버렸다’는 기록도 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프랑스·이탈리아처럼 유럽을 대표하는 와인국은 아니지만, 루마니아는 유럽에선 5번째, 세계에선 13번째로 큰 와인 생산국이다. 또 세계 3대 와인 생산국인 프랑스 보르도∙부르고뉴, 이탈리아의 중북부, 스페인 북부 지방과 유사한 위도에 위치해 있다. 와인 만들기에 가장 좋은 포도가 재배된다는 위도 43~49도다. 다만, 자국 와인 소비량 많아 전세계 와인 애호가에게 선보일 기회가 적었다. 이런 연유로, 와인컨슈머리포트 4.0에서는 두 번째 평가 와인으로 루마니아 와인을 정했다.
루마니아 데알루 마레 DOC에 위치한 부두레아스카 와이너리의 포도밭 모습. 사진 Budureasca 공식 홈페이지
평가 와인은 총 17종. 레드 와인 11종과 화이트 와인 6종이다. 가격대는 현지가로 최소 7달러(1만 원)부터 30달러(4만5000 원)까지 일상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가격대로 편성했다. 평가에는 국가대표 소믈리에 대회에서 입상한 소믈리에와 프랑스 등지에서 와인 공부를 하고 와인업에 종사한 경력이 있는 교수, 대형 유통 기업의 와인 수석 책임자 등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와인 전문가 16명과 와인 애호가 57명이 참여했다.
평가에 나온 17종의 와인 중에 15종이 실버 이상의 점수를 받았다. 첫 인상은 호감인 셈이다. 전문가 평가단에서는 그랑골드 3개, 골드 9개, 실버 3개가 나왔고, 일반인 평가단에서는 그랑골드 없이, 골드 3개, 실버 12개가 나왔다. 전문가 평가단이 그랑골드를 준 와인은 ‘부두레아스카 노블 파이브(Budureasca Noble Five 2018, 14.5%)’와 ‘부두레아스카 오리지니 리저브(Budureasca Origini Reserve 2017, 14.5%), 부두레아스카 오리지니 카베르네 소비뇽(Budureasca Origini Cabernet Sauvignnon 2018, 14%)이다. 이 세 와인은 일반인 평가단으로부터 모두 골드 점수를 받았다.
종합 점수 1위는 부두레아스카 노블 파이브가 차지했다. 와인 전문가(96점, 그랑골드)와 일반인(93점, 골드)에게서 모두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레드 품종 5가지를 블렌딩한 와인으로 국제 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피노누아, 쉬라즈에 루마니아의 토착 품종인 페테아스카 네아그라를 블렌딩한 와인이다.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이탈리아의 수퍼투스칸과 유사한 방식이다. 수퍼투스칸은 프랑스 포도 품종에 자국 토착 품종인 산지오베제를 넣었다.
2위와 3위는 부두레아스카 오리지니 시리즈가 차지했다. 오리지니 시리즈는 포도를 강제로 압착하지 않고, 중력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포도즙인 프리 런 주스(Free Run Juice)를 오크통에서 숙성한 후 품질이 좋은 것만 골라 병에 넣는 방식의 양조기법으로 만들어졌다. 오리지니 시리즈 중 리저브(2위)는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에 프랑스 북부 론 지방의 시라(쉬라즈)를 블렌딩한 와인이고, 카베르네 소비뇽(3위)은 말 그대로 카베르네 소비뇽 100%로 만든 와인이다.
1~3위 외에 주목할 만한 와인은 부두레아스카 클라식(Budureasca Clasic) 시리즈의 레드 와인 3총사다. 전문가 점수 93점을 획득한 카베르네 소비뇽(Budureasca Clasic Cabernet Sauvignon 2019, 14.5%)과, 91점을 획득한 페테아스카 네아그라 & 쉬라즈(Budureasca Clasic Feteasca Neagra & Shiraz 2021, 14.5%), 그리고 90점의 페테아스카 네아그라(Budureasca Clasic Feteasca Neagra 2021, 14.5%)가 각각 4위, 5위, 7위를 차지했다. 화이트 와인 중 가장 높은 순위(6위)에 랭크된 푸메 블랑(Budureasca Clasic Fume Blanc 2020, 13.5%) 역시 이 시리즈에 속한다. 와인컨슈머리포트를 공동주관하고 있는 와인소풍 이철형 대표는 "이 브랜드의 다른 빈티지 와인들이 국제 와인 품평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평가의 특징 중 하나는 화이트 와인의 선전이다. 화이트 와인 6종 중 4종이 전문가 평가단으로부터 골드 점수를 받았다. 부두레아스카 클라식 푸메 블랑은 국제 품종인 소비뇽 블랑, 피노 그리, 샤르도네에 토착 품종인 페테아스카 레갈라를 각각 25%씩 블렌딩한 와인으로, 국내 소비자가로 환산하면 3만~5만 원대의 데일리 와인이다. 이보다 2~3배가량 높은 가격대의 부두레아스카 노블 화이트(Budureasca Nobel White 2019, 13.5%)는 소비뇽 블랑에 샤르도네, 뮈스카 오토넬 등 국제 포도 품종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독특한 블렌딩을 인정받아 전문가 평가단으로부터 90점을 받았다. 이 외에 부두레아스카 브리스테나 타마이오아사 로마네아스카(Budureasca Bristena Tamaioasa Romaneasca 2020, 12.0%)와 부두레아스카 바인 인 플레임스 다픽스(Budureasca Vine in Flames Daphix 2018, 13.5%)가 전문가 평가단으로부터 골드 점수를 받은 화이트 와인이다. 손혜린 쿠킹 에디터 son.hyeline@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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