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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투자

[기고] 루마니아, 재현을 기다리는 비잔틴의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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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62회 작성일 23-12-08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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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투자처로서 루마니아

최성국 이사, Noerr Finance & Tax SRL

ScottSeongKoog.Choi@noerr.com


한국의 유럽 투자 경향


한국은 이미 확실한 선진국 반열에 올라 각 분야에서 이에 걸맞은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특히 강력한 제조업 기반을 갖고 있고 무역의존도가 매우 높은 한국경제는 유사한 규모의 경제를 영위하는 타국에 비해서도 해외직접투자의 비중이 높고 유럽연합과의 FTA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인 현지 투자 진출이 매우 활발해 루마니아도 높은 기대를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의 투자는 EU 전체에 골고루 분포되지 않고 특정 국가들에 집중되는 지리적 집중모형을 보여준다. 서유럽의 경우엔 금융, 부동산, 연구·개발 관련 투자가 주를 이루고, 각종 제조업 투자는 중·동부 유럽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하다. 중·동부 유럽에 이루어지는 제조업은 지식과 기술보다는 아직은 자본과 노동이라는 요소에 크게 의존하는 산업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많은 경우는 수송비와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감안한 투자지역 선정이 이루어지곤 한다. 유럽의 가장 큰 소비시장은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이며 대부분의 최종 완제품 공장은 주요 소비국과 인접한 헝가리, 체코, 폴란드 등지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주요 시장과 지리적 거리가 있는 루마니아에 대한 한국의 투자는 아직 미미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마니아의 지리적, 지정학적 위치는 여전히 한국 외 주요 투자국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루마니아-독일 상공회의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루마니아 내 최대 투자자들인 독일기업들이 루마니아를 투자지로 선정함에 있어 고려한 주요 사항들은 다음 순이다.

  - 유럽 시장에 대한 접근성 44%

  - 경쟁력 있는 임금 38%

  - 숙련된 노동력 35%

  - 정부 투자지원 29%

  - 루마니아의 지정학적 위치 25%


위 조사 결과를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는 바는 인근의 타 신흥 유럽경제 국가들과 공유하는 경쟁력 있는 임금, 숙련된 노동력, 정부 투자지원, 유럽 시장에 대한 접근성 외에, 특정 산업에서 큰 이점을 볼 수 있는 지정학적 위치라는 측면에서 경쟁적 우위가 돋보인다. 세계에서 최대 경제 지역인 아시아에 가장 근접한 유럽의 바다인 흑해를 끼고 있는 루마니아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과거 흑해를 통해 유럽과 아시아 간의 무역을 독점하며 막대한 부를 쌓았던 비잔틴 제국의 경우를 상기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루마니아의 지정학적 투자가치

요즘으로 치면 치밀한 산업스파이 활동과 기술 해킹을 통해 양잠 기술을 획득한 비잔틴제국은 지정학적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흑해와 실크로드를 통해 동·서양을 연결하는 거점 물류 중심지로 번영했다. 향후 독자적인 무역로와 유리, 견직 산업 등을 발전시킨 베네치아 공화국과의 경쟁에서 시장 접근성과 수송비 측면의 경쟁적 우위를 상실하고 경제적으로 약화돼 오스만 제국에 멸망하기 전까지, 비잔틴 제국은 영원히 번영할 것으로 믿어졌다. 당시 제국의 노미스마화는 유럽과 근중동 어디서나 통용되는 국제적 기축통화이기도 했다. 당시 그토록 번성하던 비잔틴 제국의 인구는 1800만 명 정도였다고 역사학자들은 추정한다. 현재 루마니아의 인구는 1900만 명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지정학적인 투자지 선택 시 으뜸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변화된 글로벌 환경이다. 도처에서는 세계화의 시대가 끝나고 지역화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에 경종을 울린다. 그러나 이 지역화는 단순히 지역 국가들이나 경제동맹체 간의 대립과 경쟁이 아닌 가치사슬로 묶여진 새로운 지정학적 지역화이다. 루마니아는 1억 톤/년 정도의 총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는 콘스탄차항만을 곧 천연가스 터미널을 비롯해 1억3000만 톤/년 규모의 흑해 연안 최대 물동량을 소화할 수 있는 현대적 물류거점으로 발전시키는 한편, 원전 3·4호기 건설과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통해 흑해를 포함한 자국 영역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 원유 등을 러시아산 가스를 일부 대체하는 EU 내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추진 중이다. 동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지역적 갈등을 완화시키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등 EU 역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한국은 이미 콘스탄챠항을 유럽 진출을 위한 전략적 물류거점으로 낙점하고 동 항만 현대화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주재국과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는 EU 내 직접투자를 도모하는 한국기업들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며 특히 흑해 물류와 에너지 저장시설, 원전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 시장 선점 등에 있어 루마니아는 매우 중요한 선택지가 될 것이다.


루마니아의 인적자원

대륙마다 적지 않은 국가들이 고급 인력의 부족으로 천혜의 입지와 자원을 보유하고도 전략적이고 효과적으로 이용하지 못해 여전히 빈국의 처지에 머물러 있다.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풍부한 인적자원을 밑바탕으로 산업화와 선진화를 이룩한 한국인들은 그 어느 나라 국민들 보다 교육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루마니아는 국제 수학올림피아드에서 2022년 5위에 이어 2023년에는 전 세계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유럽 국가 중 1위를 차지하는 등 수학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고등학교는 문과와 이과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문과, 이과, 수학, 정보학과로 세분돼 특성화된 인재들을 육성한다. 이를 방증하듯 주재국은 정보통신분야에서 많은 우수인재를 배출하고 있으며 이들이 미국의 실리콘밸리 등에도 진출해 많은 진취적 스타트업 기업창업을 일궈내고 있다. 우수한 수학, IT 인적자산을 바탕으로 수많은 글로벌 정보통신 회사들이 루마니아에 R&D 센터를 구축하는 등 신규 투자가 활성화되고 있으며 기존투자사들은 수확 체증의 법칙을 증명하듯 다양한 분야로 투자를 확대시키며 질과 양 모두를 담보하며 눈에 띄는 발전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아직 동 분야에 대한 투자가 전무하다시피한 한국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유럽 시장의 시장 간 격차

유럽은 전통적으로 북미와 비교해 요소 이동과 무역 부문의 통합성이 떨어진다(*주:폴 그루그먼). 유럽 시장은 중심부와 주변부의 거리에 따른 지수를 유럽연합에서 별도로 관리 할 정도로 지역 간의 경제 격차가 매우 큰 편이며 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에 따른 결과가 신흥 EU 국가에 제조업 투자 및 인프라 구축 중심으로 배정된 정부 및 EU 기금이며, 지원 혜택 기회는 투자기업의 국적에 상관없이 평등하게 주어짐으로 이를 십분 활용할 경우 매우 효율성 높은 가치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다. 진출한 분야보다는 진출하지 않은 분야가 훨씬 많은 한국기업이 십분 활용해야 할 시스템인 것이다.


예상가능한 도약의 해

부쿠레슈티 고층빌딩에서 시내를 내려다보면 유난히 많은 비잔틴 양식의 중세 건물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느리지만 확실하게 발전하고 개선되고 있는 루마니아의 인프라와 인적자원, 부쿠레슈티, 이아쉬, 클루즈-나포카 지역을 중심으로 클러스터화되는 정보통신 산업의 도약과 더불어 콘스탄차항만으로부터 헝가리 국경까지 고속도로망이 완성되고 무 국경 통과가 가능해지는 쉥겐조약내에 안착해 있을것으로 예상되는 2027년은 부산항에서 출발한 컨테이너가 30일 이내에 콘스탄차항에 하역돼 유럽 주요 도시 어느 곳이나 고속도로를 통해 거침없이 달려 2~3일 만에 도달되는 해가 될 것이다. 루마니아에 수없이 산재한 돔 지붕의 비잔틴 양식의 교회들이 일제히 종을 울리며 새로운 도약의 시기를 알리는 해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해상 실크로드가 루마니아까지 이어지고 유럽대륙 북쪽, 남쪽, 서쪽 끝까지 총알 배송에 버금가는 속도로 물자가 움직이는 물류망이 완성되는 것이다.


시장 선점의 효과는 대단하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과거 비잔틴 제국의 영화에 버금가는 번영을 꿈꾸고 이를 실행해 옮기고 있는 루마니아에 최소 투자로 최대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기회의 창은 수년 내로 닫힐 것이라 보인다. 수년 후에는 이미 너무 많은 경쟁자가 이곳을 선점하고 있어 더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세계화된 무역구조가 흔들리며 더욱더 중요해진 유럽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를 선택해야만 하는 한국기업들이 그 어느때 보다도 루마니아를 면밀히 주시해야만 할 이유이기도 하다.


투자, 즉 영어로 Investment란 단어의 어원은 라틴어인 Investis이다. 특별한 의복, 즉 망토나 휘장이 달린 조끼 등을 입혀주는 행위를 의미했으며 이와 더불어 책임과 권한을 부여 한다는 뜻이 함축돼 있다. 그만큼 그 결정은 신중해야 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은 막중했기에 현대에 와서는 투자를 의미하는 단어로 병용하고 있을 것이다. 투자지로서의 루마니아를 고려할 때 중∙장기적인 안목과 통찰력이 동반된 기업들의 의사결정이 기대된다.


※ 해당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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